New Cervelo S5에 대한 소견

Posted by 상준
2014. 11. 5. 23:29 장비 이야기

New Cervelo S5에 대한 소견

최근에 나름 먹고 사는 일로 바쁘다 보니, 평소 가장 관심이 많은 브랜드였던 Cervelo의 신제품 소식을 놓쳤었습니다. 그래도 뒤늦게나마 Cervelo Homepage의 소개 글을 살펴 보았고, 그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해 봅니다.

Cervelo의 New S5 소개 페이지인 Meet the New S5 : Out of The Box Speed에 보면 기존과 달라진 점을 다음과 같이 열거하고 있습니다.

  1. New Cervelo All-carbon Aero Handlebar (새로운 카본 에어로 핸들바)
  2. Geometry (새로운 지오메트리)
  3. Improved Front-End Stiffness (헤드 튜브/포크 강성 향상)
  4. Increased BB Stiffness (BB 강성 향상)
  5. Improved Construction Methods (카본 제조 공법의 향상)
  6. Improved Shaping (튜빙 형상의 향상)
  7. Increased Tire Clearance (좀 더 두꺼운 타이어와의 호환성)
  8. Future-Proof and Aero Cable Management (미래 지향적인 에어로 케이블 시스템)
  9. Reduced-Friction Cable Guide (마찰 저항이 줄어 들은 케이블 가이드)
  10. Single-Position Seat post (무게가 줄어 들은 싯 포스트)
  11. Component Specification (완성차에 들어가는 새로운 조합, HED의 적용)
  12. Internal And External Battery Mounts (배터리를 내장 또는 외장으로 장착 가능)
  13. Standard Caliper Brakes (표준 캘리퍼 브레이크 적용 가능)
  14. Bottle Clearance (작은 사이즈의 프레임에서도 큰 물통을 장착할 수 있도록 설계)
  15. Chain Stay Cable Routing (뒷 드레일러의 케이블 라우팅 향상)
  16. Aesthtics (심미적?)


그럼 어디 Cervelo가 말하는 위의 항목들에 대해서 사견을 나열해 보면,


1. New Cervelo All-carbon Aero Handlebar

핸들바만 바꾸면 일반적인 라운드 핸들바 대비 4.4와트를 아낄 수 있다고 Cervelo는 이야기하고 있다. 아마 50km/h 정도의 풍속에서의 이야기겠지만, 핸들바 만으로 4.4와트는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니다. 그렇다고 이게 믿기 어려운 수치이냐 하면 또 그렇지 않다. 가장 앞에서 바람을 맞닥드리는 부분이기에 얼마든지 가능한 부분이다. 심하면 핸들바의 케이블링을 얼마나 잘 정리하느냐에 따라서도 크게 변할 수 있는 것이 에어로 수치이다.


Cervelo 측에서는 이 카본 핸들바가 80mm의 리치 (통상적으로 스탬 마운트 부분에서 부터 가장 앞 부분까지의 거리), 128mm의 드롭 (핸들바의 낙차), 표준인 31.8mm 사이즈의 스템과 호환 그리고 케이블링을 에어로적으로 라우팅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뭘까? 바로 핏팅의 문제이다. 에어로 효과를 가장 크게 좌우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라이더 자신이다. 라이더는 사람에 따라 유연성이 다르고 체격이 다르다 보니 에어로 자세를 취할 수 있는 정도가 다르고 그에 따른 핏팅을 위한 핸들바의 셋팅이 다양하게 되어야할 필요성이 있게 된다. 대표적으로 낙차와 리치를 통해 프레임과 핸들바만으로 조정 되지 않는 차이를 보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핏팅은 라이더에 맞도록 자전거를 셋팅하는 것이지 결코 라이더가 자전거에 맞도록 조정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조금은 부족해 보이는 듯한 핸들바 모델의 다양성 부족은 아쉬워 보인다. 에어로 핸들바로 에어로 효과를 향상 시킨다고 해도 라이더의 에어로 효율이 떨어진다면 소용 없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지 않나 합니다.


2. Geometry

54cm 프레임 기준에서 헤드 튜브 길이가 짧아지면서 높이가 13cm 낮아지고, 56cm 프레임 사이즈에서 높이가 15mm 낮아졌다. 이유는 보다 에어로 포지션을 취할 수 있도록 프레임의 지오메트리를 수정했다. 그런데저이런 변경은 직전에 헤드 튜브 강성 확보를 이유로 변경되었던 길어진 헤드 튜브의 지오메트리에서 훨씬 더 이전 세대의 Cervelo 프레임들에서 찾아 볼 수 있던 헤드 튜브 길이로 회귀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 직전 세대에서 언급했던 헤드 튜브 강성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아마도 새로운 소재 등으로 그 공백을 매꾸려 하지 않을까 한다.


3. Improved Front-End Stiffness

아니나 다를까 2번에서 생각했던 대로 헤드 튜브와 포크 모두의 강성을 올렸다. 헤드 튜브의 비틀림 강성은 35% 향상되고, 포크의 측면 강성은 17% 강화했다고 합니다. 보통 이 부분의 강성이 증가하면 다운힐에서의 조향성이 확보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기존 세대에서 동일 이유로 늘려 놓은 헤드 튜브 길이를 줄이고서도 강성을 올렸다는데 이걸 어떻게 실현 했을까? 단순히 카본을 바꾼다고 이렇게 되지는 않는다. 헤드 튜브의 형상이나 내부 구조를 변경하지 않고서는 이런 수치를 얻기는 솔직히 어렵다.


4. Increased BB Stiffness

BB의 경우 6%의 강성 향상이 있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뭐 댄싱 칠때 반응은 좀 더 좋을 꺼다. 대략 3% 이내라면 카본 소재만으로 향상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6%는 좀 다른 요소가 있다고 예상해 볼 수 있다.


5. Improved Construction Methods

카본 제조 공법의 향상시켰다고 한다. 사실 Cervelo는 Project California를 통해 Rca 라는 제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 무지막지한 가격으로 유명한데, 사실 Rca 제품은 쇼케이스 성향의 제품입니다. 돈 생각 안하고 기술 집약적인 제품으로 만든 거죠. 거기서 축적된 기술을 일부 다른 양산 모델에 적용해오고 있습니다. 이부분이 그 중에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6. Improved Shaping

앞서 언급되었던 헤드 튜브의 강성 그리고 BB의 강성이 단지 카본 소재 변경 또는 제조 공법만으로 향상 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여기에서 보여 줍니다. 스티어러 튜브의 형상을 변경하면서 앞부분의 강성을 늘리고 그로 인해 높은 조향성을 확보했습니다. 그리고 다운 튜브의 형상을 기존의 항공기 날개 같던 공기역학 튜빙에서 업계에서 유행하는 KamTail 형태와 유사한 식으로 변경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튜빙의 변화로 보다 높은 강성을 확보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드는 의문점은 그럼 에어로 성능은 어떻게 되는 건가 하는 겁니다. 기존에 가진 에어로에서의 우위점을 조금은 포기하는 것이 아닐까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Cervelo S5는 로드 바이크입니다. 에어로 성능도 중요하지만, 강성도 중요하고, 조향성도 중요하며, 무게도 중요합니다. 더불어 승차감도 중요합니다. 결국 모든 것이 중요하죠. 새로운 S5는 여전히 에어로에 무게를 두지만 에어로 성능에서 조금 물러서면서 다른 부분을 강화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윈드 터널 테스트를 한다면 결과는 기존 모델 보다 좋게 나올 겁니다. 바로 신형 핸들바가 그러한 점을 상쇄하고도 남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7. Increased Tire Clearance

시점상으로는 HED가 와이드 림인 C2림을 소개하면서부터 점차 로드 레이스에서도 넓은 타이어를 사용하는 경향이 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S5도 로드 프레임이기에 그에 따른 부품 호환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했을 것입니다. 문제는 넓은 타이어까지 문제 없도록 하기 위해 간격을 여유있게 확보한다면, 그건 결국 에어로 성능을 떨어뜨리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아마도 Cervelo에서는 이러한 적절한 타협점을 찾으려고 시도한게 아닐까 합니다. 홈페이지에서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리어 휠과는 다르게 프론트 휠은 25mm 타이어가 호환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자전거의 뒷쪽보다 앞쪽이 보다 에어로 성능에 민감하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 더 언급하자면, 보다 넓은 타이어가 보다 구름 저항이 적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엄연히 보다 넓은 타이어가 보다 많은 공기 저항을 만드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설령 타이어 폭에 맞는 넓은 림을 사용했다 하더라도 말입니다. 그리고 자전거의 주행 속도가 빨라질수록 구름 저항이 증가하는 정도보다 공기저항이 증가하는 정도가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40km/h 정도가 된다면 구름 저항보다 공기저항이 보다 큰 고려 대상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8. Future-Proof and Aero Cable Management

Cervelo S 시리즈 프레임들은 케이블링이 스티어러 튜브 뒤쪽으로 들어가게끔 되어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아마도 메케닉들은 무척이나 싫어 할 만한 설계이죠. 하지만 이런 구성은 확실히 에어로 성능을 올려주는 설계이긴 합니다. 케이블 라우팅이 얼마나 에어로 성능에 큰 영향을 주는지 알게 되면 쉽게 간과할만한 사항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Cervelo에서는 이러한 라우팅을 지향하면서 최대한 케이블의 마찰을 줄이거나 조립 편의성을 확보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메케닉들이 싫어할만한 설계인 것은 사실입니다. ㅎㅎ


9. Reduced-Friction Cable Guide

케이블의 진행 방향 등을 고려해서 가능한 케이블 저항을 줄인 가이드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근본적으로 에어로 성능을 위한 인터널 케이블링 그리고 스티어러 튜브 뒤로 들어가는 케이블 라우팅 설계는 케이블의 마찰 저항을 올리는 설계이긴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대책을 소개하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이러한 대책이 전통적인 외부 케이블 라우팅 만큼의 성능을 제공한다는 것은 좀 생각해봐야 하는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10. Single-Position Seat post

기본적으로 에어로 싯포는 뒤집어서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당연히 에어로 형상 자체가 뒤집을 수 없기 때문이죠. 그런데 일반적인 로드 바이크의 셋백 싯포는 상황에 따라 간이 TT 프레임 처럼 사용도 가능한데, 그건 단순히 싯포의 앞 뒤를 뒤집고 싯 클램프 각도를 다시 맞춰서 안장을 설치 하는 방법입니다. 그러면 싯튜브 각이 커지면서 마치 TT 프레임과 같은 에어로 포지션을 취하기 쉽게 됩니다. Anㄹ론 그로 인해 조향성이 상당히 불안해지게 됩니다.


기존 S5 모델에서는 두 가지 싯 클램프 마운트 포지션을 제공함으로서 이러한 간이 TT 프레임으로의 활용을 가능하도록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무게를 늘리는 역활을 하게 됩니다. 이번 S5에서는 이러한 것을 포기하고 대신 무게를 확보하게 됩니다.


11. Component Specification

새로운 S5는 이전 세대의 S5 보다 21.3와트를 아낀다고 합니다. 이게 완성차 기준 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새로운 완성차는 HED JET6 plus를 사용하고 25mm 컨티넨탈 타이어를 이용하며, 시마노의 Di2, 듀라에이스 또는 울테그라로 조립이 된다고 합니다. 다른거는 모르겠고, HED와의 조합은 반길만 하네요.


12. Internal And External Battery Mounts

Di2의 경우 배터리를 장착해야 하는데 에어로 성능을 생각하면 프레임 안에 설치하는 것이 좋지만, 그 경우 아무래도 정비의 불편함을 동반하게 됩니다. 반대로 외부에 장착하게 되면 에어로 성능이 신경 쓰이게 되죠. 새로운 S5는 둘다 지원합니다.


13. Standard Caliper Brakes

일부 에어로 프레임들은 에어로 성능을 위해 브레이크를 내장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조들이 발표하기에는 브레이크 성능이 듀라 에이스에 준한다고 합니다만, 글쎄요. 그러한 점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정비 편의성 등에서 여전히 불편한 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 않나 합니다.


Cervelo S5의 경우 표준 캘리퍼 브레이크암을 사용한다는 가정하에가능한 공기역학 성능이 나오도록 설계를 했다고 합니다. 물론 아무리 그래도 내장형에 비해서는 에어로 성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14. Bottle Clearance

일반적으로 에어로 프레임이면서 가장 작은 프레임 사이즈의 경우 물통을 두 개 장착할 공간이 충분히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에 대한 배려를 하여 설계를 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건 키 작으신 분들이 환영할 만한 내용이 아닐까 합니다.


15. Chain Stay Cable Routing

인터널 케이블링 때문에 역시나 여기서도 케이블 마찰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을 보여줍니다. 물론 이런다 하더라도 외장만큼의 성능이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단점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16. Aesthtics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이쁜지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S3가 보다 이뻐 보이는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실물로 보면 생각보다 그리 못나 보이는 것만은 아니기도 합니다.


결론

과거 에어로에 몰빵하던 모습에서 점차 올라운드 프레임에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이번 변화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어느 언론에서는 카본 에어로 핸들바라고 이야기 했지만, 이것은 핸들바 자체만 놓고 본다면 발전이라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라이더를 포함한 시스템적으로 놓고 생각한다면, 그렇게 큰 발전이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핏팅에 대

한 배려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도 Cervelo는 제가 가장 선호하는 프레임 브랜드입니다. 엔지니어가 만든다는 느낌이 가장 강하기 때문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한번 타보고 싶긴 하지만, 왠지 그런 기회는 찾아 오지 않을 것 같긴 합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