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프레임에 대한 고찰(은 개뿔이고 잡설....)
수 많은 자전거 프레임 회사들이 자신들의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하는 몇 가지 공통적인 항목들이 있다.
오늘은 한번 그것들에 대해 나열해 보고 썰을 풀어 볼까 한다.
1. 무게(weight)
이건 뭐 많은 사람들이 작은 차이에 연연해 하면서 쪼잔해 지는 그런 부분이다.
다른 특징들 대비 가장 차이를 쉽게 느낄 수 있고, 가장 큰 성능 차이라고 믿어지는 부분이다.
그래서 그런지 많은 회사들이 자신들의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모두들 최경량이라 외친다.
그런데 진짜 그럴까? 몇 년전에 나온 프레임의 경우 최경량 프레임이라고 해서 봤더니 실측과는 판이하게 다른 경우가 목격되었다. 알고보니 최경량은 페인트 없이, 부속이 되는 금속 파트 없이 가장 작은 사이즈의 경우였다. 그리고 또 다른 경우는 프레임이 가볍다고 광고는 하였지만 실제 조립해서 보니 다른 전용 파트(포크 및 싯 포스트)가 너무 무거운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해외에서는 Weight Weenies 라는 사이트에서 부품별, 프레임별 실측 무게를 올리는 데이터 베이스까지 구축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말야 제조사 양반들 그런 말도 안되는 상태로 소비자가 구입해서 사용할리 없잖아... 스펙 가지고 장난질 좀 그만 하자.
과거의 금속 튜빙을 가지고 일괄 제조되던 방식이었던 초기 카본 프레임에서는 흔하게 가장 작은 프레임이 가장 가볍고 큰 사이즈로 갈수록 무거워지는 패턴을 보이곤 했다. 그러다가 근래에는 몇몇 회사들에서는 프레임의 강성이나 내구성을 모든 사이즈에 대해서 균일하게 가져가기 위한 설계 변화를 주었는지, 사이즈가 더 커지는데 더 가벼워지기도 하고, 사이즈가 작아졌는데도 오히려 무게가 증가하는 기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어떻게 보면, 그건 프레임에서 무게 보다 다른 특성이 보다 중요하다는 의미일런지도 모른다.
이런걸 어디서 볼 수 있냐면, 예전 금속 프레임에서 이런 적용이 일어나지 않았을때의 단점을 알 수 있다.
흔히 일반적인 금속 프레임의 경우 작은 사이즈의 경우 프레임이 딱딱하다는 평가를 많이 받는다. 그런데 재미난거는 동일 제품의 큰 사이즈 프레임의 리뷰를 보면 물렁인다는 평가를 받는 웃지 못할 경우를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카본 프레임의 경우에도 그러한 차이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 일관적인 설계의 금속 프레임보다 많이 줄어 들어 있는 상태이다. 그러나 일부(전통적인 회사들...) 초창기 카본 프레임의 경우 그러한 현상을 그대로 겪기도 하였다.
어쨌든 그래도 여전히 같은 성능이면 가벼운 무게를 선호하고 그것이 도움이 된다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나 중력을 거스르는 힐 클라임에서는 절대적이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면서 가장 고통을 느낄 때가 바로 힐 클라이밍을 하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자전거 무게가 자전거의 성능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느끼는 듯 하다.
그러나 실제로 라이딩 기록을 살펴보면, 일부 코스를 제외하고는 힐 클라임 부분은 전체 라이딩 코스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대부분의 시간은 평지와 다운힐(오르막을 올랐으면 내려와야 할테니까...)이 차지 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연 전체 라이딩 시간에서 무게가 주는 장점이 얼마나 도움이 될까? 한번 고민해 봐야 할 문제이다.
그리고 사실 경량화 최고의 수단은 다른거 다 필요 없고 라이더 자신의 경량화이다.
자전거 프레임에서 몇 십 또는 백그램의 무게를 줄이는 것 보다 그냥 자신의 불필요한 지방 1kg 줄이는게 보다 효율적이다.
이건 두 말하면 잔소리...
2. 강성(Stiffness)
프레임 리뷰를 보다 보면 강성에 대한 이야기가 참 감성적으로 많이들 표현된다. 사실 이걸 수치화 하기도 쉽지 않고, 해외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비틀림 Test라는 것이 실제 도로에서 벌어지는 비틀림과 동일하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유사하기는 해도 동일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도 이걸 감성적으로 쓰다 보니, 보통은 리뷰에서 해당 프레임을 새로 자비로 구입하였거나 스폰 받았거나 하는 등의 이유로 자신의 선택을 정당화 하기 위해 보통은 강성등에 대하여 좋은 점수를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즉, 별로 믿을게 못 된다는 이야기다.
뭐 그래도 여러명의 공통된 느낌 또는 테스트 결과가 강성이 좋다고 나왔다고 하자.
그럼 뭐가 좋을까?
보통 리뷰어들은 강성에 대한 리뷰를 힐 클라임시에 스탠딩을 하면서 또는 스프린트를 치면서 이야기 한다.
사실 휘어짐을 가장 느끼기 쉬운 방법이기에 딱히 잘 못 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강성 차이가 해당하는 일을 할때 기록(퍼포먼스)과 직접 연관성이 있을까?
필자는 "글쎄"라고 생각한다.
흔히들 그런 이야기를 한다. 처음 새 프레임으로 조립하고 날아갈 것 같다고 한다.
보통은 가볍기도 하고 강성이 좋아서 힘을 잘 받아주는 것 같다고...
그런데 한번 거꾸로 이야기 해보자. 그래서 빨라졌는가? 기록이 단축이 되었는가? 얼마나 단축되었는가?
그런 단축된 기록이 여러번 재현이 가능한가?
보통은 단축이 되더라도 반복 재현이 안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왜 그럴까?
정확한 이유는 딱히 뭐라고 아무도 이야기 하기 어렵다.
하지만 흔히 이야기 하는 플라시보 효과가 가장 의심 받는 것은 사실이다.
한번은 그런 Test를 한적이 있다. 크랭크형 파워미터와 뒷 허브에서 파워를 측정하는 파워탭을 이용하여 Test 한 것이다.
과연 두 파워미터 간에 파워는 얼마나 차이가 날까 보통 200~300와트 이상을 발휘하게 되면 보통 체인 또는 구동계 손실에 의하여 2% 정도의 파워 차이가 발생한다. 그 이상이 발생한다면 사실 프레임의 BB 부분과 체인스테이가 뒤틀리면서 에너지 손실이 발생하는 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실험을 해보면 그런 차이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최근에 나오는 카본 프레임들 간에 그러한 차이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발생하더라도 거의 파워미터의 오차 범위(보통 1.5~2%) 안에 있는 경우가 대 다수이다. 즉, 일정 이상 수준이라면 성능 차는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라는 이야기다.
그럼 왜 제조사들이 매번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좋아진 강성을 강조할까? 사실 강성이 좋은 프레임은 실제 기록으로 연결 안될지도 모르지만, 라이딩 느낌(?)을 좋아지게 만드는 것은 사실이다. 리듬을 타기 쉽게 만든다고나 할까? 그리고 실제로 확실히 기록 향상으로 연결 되는 것은 힐 클라임에서가 아니라 바로 다운힐에서 발생한다.
실제로 다운힐 할때 프레임에 걸리는 부하는 힐 클라임할때 라이더가 주는 부하와는 비교도 안된다.
그러나 본인이 딱딱한 것이 조금이라도 자신의 리듬(?)에 맞다고 생각하고, 기록이 꾸준히 보다 좋게 나온다면,
딱딱한(Stiff)한 프레임을 골라라...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다.
3. 에어로 다이나믹(Aerodynamic)
사실 이 부분은 예전에는 강조되지 않았던 부분이지만, 요즘은 점차 이 부분을 강조하는 추세이다.
가장 느끼기 힘들고 차이가 있는지도 잘 모르는 그런 부분이다.
이게 왜 강조되느냐 하면, 이미 오랫동안 강조되어왔던 강성과 무게라는 부분에서 회사들간 제품 경쟁력을 상실해 가는 상황이기에 차별성을 만들려고 이러한 것에 신경 쓰기 시작한 듯 하다. 사실 이러한 상황은 UCI의 6.8kg 이라는 제약이 만들어 준 상황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런데 과연 프레임에서 에어로 다이나믹은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위의 알기 쉬운 그림에서 보이듯이 40km ITT를 할때 에어로 프레임이 주는 효과는 고작 17초 정도의 단축이다.
슈 커버가 30초나 줄여주고 TT 헬멧이 67초나 줄여주고, 좋은 에어로 자세(상체의 지면과의 수평 정도)가 56초나 줄여 주는 것에 비하면 엄청 적은 차이를 보여주는 것이다.
실제로 에어로 프레임을 타더라도 아 조금 다르네라고 느끼는 때는 다운힐 할때 정도?
그러나 생각해 보자, 라이딩 할때, 가장 큰 저항을 만들어 내는 것은 공기저항이다. 게다가 전체 라이딩 시간에서 대부분의 시간동안 중력에 의한 저항보다 공기 저항으로 인한 저항이 더 크다. 그리고 에어로 프레임이나 에어로 휠에 의해 줄어드는 공기 저항은 라이더가 누적 피로로인해 상체를 펴고 라이딩 하더라도, 어떤 상태에서라도 조금이라도 계속 적용되는 부분이다.
그럼 적은 무게 vs 적은 공기저항 무엇을 골라야 할까? 잘 생각해 보기 바란다.
4. 내구성(Strength, Durability)
사실 광고에는 나오지 않지만,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는 항목이다.
제조사들이 광고에 프레임의 내구성에 대하여 잘 언급하지 않는 이유는 아마도 A/S 워런티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하는 짐작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어찌 보면 위에 언급된 모든 특성 보다도 중요한 요소이다.
내구성은 어떤 큰 충격 혹은 누적 피로로 인해 프레임의 균열 및 파손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라이더에게 심각한 피해 혹은 죽음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그런데 너무 경량화와 강성을 추구하다보면 자칫잘못하여 내구성을 잃어 버릴 수 있게 된다.
바로 높은 경량화와 강성을 추구하다보면 딱딱한 소재(Stiff)와 오버사이즈 튜빙 그리고 얇은 튜빙 벽면 두께등이 필요하게 되는데, 이러한 조합은 매우 약한 충격 저항(impact resistance)을 가지게 만들 수 있어서 순간적인 충격등에 프레임 파손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원래 독일의 유명 test 업체인 EFBe에서 test하는 것은 강성 및 내구성 test들인데, 그럼 이 결과를 믿을 수 있느냐라고 한다면, 그건 꼭 그렇지는 않다. 모든 test 및 실험이라는 것이 그렇지만, 어느정도 제한적인 요소를 가지고 일부 항목만 Test하기 때문에 실제 현실의 복합적인 환경을 100% 시뮬레이션 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실제로 이러한 것을 지적한 해외 블로거도 있다.
최종 소비자로서는 가장 주의해야할 부분이지만, 스스로 확인할 만한 방법이 딱히 없는게 함정인 부분이다.
그래서 그나마 사람들이 유명 브랜드의 프레임을 찾는 것인지도 모른다.
5. 지오메트리
사실 그 어떠한 부분 보다도 가장 자전거 프레임의 특성을 보여 주는 항목이라고 할 수 있다. 적어도 필자는 그렇게 생각한다.
포크 레이크, 헤드 튜브 각도, 휠 베이스, BB drop 등은 단지 핏팅만을 위한 수치가 아니라
핏팅이 제대로 맞았다고 했을때, 라이더의 무게 배분을 적절히 하여 그에 따른 자전거의 주행 특성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높은 무게 중심은 마치 자전거가 무척 가볍게 느껴지게끔 한다.
낮은 무게 중심은 안정감을 느끼게 하고,
짧은 체인 스테이는 BB로부터 전달되는 힘을 구동계에 잘 전달하지만,
노면의 잔 진동을 걸러 주지 못하고,
짧은 포크 레이크와 가파른 헤드 튜브 각도는 면도날 같은 핸들링을 선사해 주지만, 주행 중 불안감을 만들어 낼 수 있고,
긴 휠 베이스는 안정적인 주행을 느끼게 해주지만, 느린 동작 반응성을 보여준다.
이러한 특성들은 위에 언급된 다른 특성들인 강성과 내구성 그리고 무게 등에 의해 종합적인 라이딩 품질을 만들어 내는 것이기 때문에 위의 모든 특성을 고루 잘 살펴 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마지막 항목의 그것이 아닐까 한다.
그러나 여기서 더 중요한게 있는데 본인 마음에 들지 않는 안 이쁜 프레임은 이 따위꺼 다 필요 없다는 사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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