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칭에 대한 생각 그리고 그 다음은?

Posted by 상준
2015. 2. 9. 03:17 잡담

멕시코 출장지에서 주말에 에이징 테스트하면서 심심하니까 한번 끄적여 본다.


지난 몇 년간 몇 안되는 사람들과 같이 취미(?) 삼아 코칭(?) 관련하여 일해보기도 하고 이런 저런 사람들과 관련된 이야기를 해왔었는데, 이에 대한 지난 이야기와 그리고 지금 드는 생각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할지에 대하여 글을 적어 볼까 한다.


이제는 정확히 언제부터 이런 것에 관심을 가지고 찾아 보고 공부하고 이야기하기 시작 했는지도 가물 가물 하다. 처음에는 확실히 지금 돌이켜 보더라도 이론을 잘 못 이해한 부분도 있었고 적용을 잘 못한 부분도 있었다. 하나씩 해보면서 조금씩 수정해 가고, 그 잘못들을 수정해오고 있는 듯 하다.





지금까지 몇 안되는 사람들과 일 해오면서 느낀 점을 정리해보면,


1. 신뢰


일단 코칭을 받고자 하는 사람(선수)이 코칭을 하는 사람(코치)의 말을 신뢰하지 못하면, 이건 이야기가 시작 자체가 안된다. 또한 코치는 선수의 반응에 대한 이야기를 신뢰하고 그 결과를 제대로 받아 들여야 한다. 어디까지나 코칭이라는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이루어지는 일이다. 사람간의 신뢰 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면, 애초에 시작 자체가 안된다. 물론 그렇다고 무조건적인 맹신은 금물이다. 이유는 코칭을 하는 사람은 현상 및 상태에 대한 오해를 할 수도 있고, 잘 못된 판단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선수 또한 자신에게 일어나는 변화나 환경에 대한 느낌이나 생각이 항상 올바른 것은 아니기 제 삼자의 입장에서 바라봐 주는 시각 또한 필요하다. 이러한 오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많은 대화를 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지금까지 잘 되어왔던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나누어 보면 대부분 이 대화를 얼마나 자주 그리고 잘 하느냐에 따라 판가름 난다고도 할 수 있다. 신뢰가 깨진다면, 더 이상의 진행은 어렵다는 것을 여러번 느꼈었다. 믿지 못하는데 어떻게 주어진 프로그램을 집중해서 진행할 수 있을까?



2. 집중력


선수에게 운동하면서 중요한 것은 어떠한 것에 집중하는 것이다. 생각이 많아지고 이것 저것 생각하다보면, 동일한 훈련을 하더라도 그 결과는 달라진다. 이러한 집중력은 앞서 이야기한 신뢰를 바탕으로 생기는 것이 아닐까 한다. 지금 하는 일에 대한 신뢰가 있기 때문에 동일한 프로그램을 하더라도 생기는 집중력의 차이가 있게 되고 그것은 훈련의 질로 연결된다. 높은 훈련의 질은 쌓여서 좋은 결과로 이어지게 되기도 한다.



3. 현재 상태의 올바른 파악


어떤 프로그램을 적용하더라도 현재 상태에대한 올바른 파악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게 쉬울 것 같지만, 오랫동안 같이 일해온 사람이 아니라면, 이것은 개인적으로 무척 어려웠다. 지금까지 어떻게 운동해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더라도 현재 그로 인한 상태가 어떤지는 몇 번의 테스트를 하더라도 명확하게 알기는 쉬운게 아니다. 파워 프로파일, 파워 테스트 등등이 존재하는 지금 그게 왜 어렵냐고 하겠지? 물론 그런 것들을 모두 한다면 조금 더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훈련 과정 이야기를 다 들을 수 있다면, 그 애매모호함은 상당히 많이 줄어 든다. 하지만, 정말 제대로 현재 상태에 대해 파악 할 수 있을까? 적어도 나에게는 쉽지 않았다. 사람마다 능력이나 성향의 편차 또한 존재하고, 선수가 이야기 하는 이야기와 객관적 사실과의 차이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현재 상태에 대한 파악이 중요하냐고? 훈련이란 기본적으로 몸에 필요한 자극을 주어 그것에 대하여 몸이 적응하는 효과(초월 보상)를 이용한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훈련의 량과 강도 뿐만 아니라 훈련의 종류, 패턴에도 적용된다. 너무 잦은 변화도 문제가 있지만, 너무 변하지 않는 패턴에도 문제가 발생한다. 또한 능력이란 개인 편차가 좀 있긴 하지만, 여러 가지 요소들의 결합에 의해 만들어 지는데, 그 중 한가지가 약하다면, 그 약한 부분을 보충해주면, 전체 능력이 향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역치 능력을 늘린다고 할때, 어디까지나 유산소 운동 강도(Zone 2/3/4?)에서의 운동이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나중에는 결국 정체기가 오고 그것을 타파하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역치를 뛰어 넘는 운동 강도(Zone 5)에서 그것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그럼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 결정을 해야 한다면, 이러한 현재의 정확한 상태에 대한 파악이 매우 절실하다는 것을 지난 몇 년간 느꼈었다. 그것이 매우 많은 차이를 만들기 때문이다. 이것은 초반 신뢰 관계에도 크나큰 영향을 주기도 한다.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가능한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많은 정보와 많은 테스트가 필요하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은 여러가지 이유로 올바른 자신의 상태 파악에 문제가 있기도 하고,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에 대해서도 많은 부담감을 가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많은 테스트를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고, 대신에 적은 테스트로 많은 것을 파악하기에는 오류에 대한 가능성을 포함하는 것이 문제가 되더라.


여전히 이 문제는 어려운 듯 하다. 가장 좋은 것은 신뢰 관계를 유지하면서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계속 해나아가는 것이 필요한게 아닐까 한다.

선수를 파악하는 경험 또는 코칭의 경험의 량이 더 필요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4. 심박계, 파워미터 그리고 대화


요즘은 파워미터가 대세인 시대이다. 하지만 여전히 비싼 가격인 것은 사실이다. 아마 이 블로그를 찾아 오는 사람도 대부분은 파워미터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궁금할 것이다. 그런데 재미난 이야기 하나 해줄까? 지금까지 코칭하면서 나름 성공적이었던 케이스들을 보면, 파워미터도 사용한 경우들이 있지만, 그것에 의존하기 보다는 훨씬 월등하게 대화를 많이 한 경우들이 보다 결과가 좋았다. 물론 단지 몇 개의 경우만으로 단정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하지만, 한 가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파워미터가 되었던 심박계가 되었던 그저 수치만으로 훈련이 되고 정확한 판단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기본은 대화를 통한 상태 파악 그리고 조율이고 그것에 참고용으로 도움이 되는 것이 파워미터 수치이고 심박 수치인게 아닐까 하는 것이다. 그러한 이유로 본인의 경우 대화를 자주하지 않는 선수의 경우, 그에 대한 답변 또한 불성실하게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장 기본적인 것들을 공유하지 않는데, 제대로된 것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것 아닐까 한다.


기본적으로 대화가 자주 이루어진다면, 그 다음은 참고 자료가 필요하게 된다. 거기서 심박계와 파워미터가 나오게 된다. 심박계도 여전히 좋은 도구임에는 틀림 없다. 하지만 문제는 개인 편차가 심한 경우도 있고, 변수도 많은 것이 문제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심박존 비율 따위는 포기하는게 편한 경우도 있다. 이것이 전혀 맞지가 않는 경우가 있다. 물론 기준 측정은 젖산 역치 기준으로 테스트를 했다 하더라도 말이다. 그리고 그것의 오차를 고려하여 어느정도 이동을 고려해도 말이 안되는 경우가 있다. 아무래도 이건 개인 편차가 심한 경우 같다. 하지만 심박수는 여전히 활용 가능한 분야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파워미터, 그리고 파워 수치, 많은 이들이 많이 참고하는 A. Coggan이 만든 WKO+에 나오는 다양한 수치들, 물론 어느정도 신뢰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저작자 본인도 이야기 하듯이 완벽한 것은 아니다. TSS의 경우도 이것을 적용할 수 있는 분야에도 제한이 있고, 이를 활용한 PMC(Performance Management Chart)에도 여전히 문제점이 있긴 하다. 이것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하고 그에 대한 단점 및 약점을 다른 것으로 보충하면서 활용한다면 훌륭한 도구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 자체가 만능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걸 인지하기 위해서는 그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정리하면 어디까지나 가장 중요한 것은 느낌과 대화이며, 그리고 그것을 뒷 받침해주는 것으로 심박수나 파워 수치의 활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5. 다양한 분야에 대한 필요성


코칭을 하다보니 부족한 부분을 많이 느끼게 된다. 무엇을 언제 먹는게 더 도움이 될지에 대한 영양학 그리고 흔한 핏팅 문제, 크로스 트레이닝으로서의 웨이트 훈련은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한 것 그리고 심리적인 부분에 대한 상담 등등 생각보다 많은 분야에 대한 지식이 필요함을 느끼게 된다. 여기에 부상이라도 생기게 된다면 약간의 재활의학적 지식도 필요할 듯 하다. 물론 아프면 병원 가는게 진리이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해외의 전문 코칭 그룹을 보면 적어도 한 두 명의 영양학 전문가는 반드시 끼어 있다. 나머지는 어떻게든 된다 치더라도 말이다. 영양학은 계속 필요한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먹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면 말이다.



6. 그리고 나


어쩌다 보니 일이 이렇게까지 되었는지 모르겠다. 원체 몸치였던 내가 스스로 조금이라도 효율적으로 운동해 보자고 생각했던 것이 여기까지 와 버렸다. 그렇다고 해도 여전히 먹고 사는 일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코칭은 여전히 취미(?) 수준인 것 또한 사실이다. 몇 년전에는 전문적으로 공부해 볼 생각은 없냐는 이야기까지 들었었지만, 이 시장에서 과연 전직 선수 경험 없이 얼마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아마도 몇 년이 흘러도 계속 취미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본다 절대 풀타임 직업이 될 것 같지는 않다. 


근래 몇 년동안은 교통 사고도 두 번 있었고, 지금도 출장 중이지만 바쁜 회사일로 인해 출장도 많이 다녔고, 그러다 보니 건강이 많이 안 좋아졌다. 한편으로는 다른 이들에게 코칭을 해주는 것을 멈추고 그냥 건강이나 돌봐야 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코칭이라는게 많은 대화를 나누다 보면, 그것만으로도 상당히 시간을 소비하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 시간이면 차라리 내 자신의 건강을 더 챙기는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나도 일단 살고 봐야지 ㅎㅎ



7. 그래서 앞으로는 


이렇게 이야기는 했지만, 그래도 기존에 오랬동안 같이 일 해왔던 이와는 계속 코칭을 하지 않을까 한다. 추가적인 인원까지는 잘 모르겠다. 그건 그때 상황 봐서 결정해야 할 듯 하다. 원래 올해에는 다른 것 보다도 이 블로그를 좀 더 활성화 시키는 것에 집중하고 싶었다. 그래서 많이 알려진다면, 다른 집필자를 초빙해서 미디어 매체로서의 성격으로 발전 시키고도 싶었고 말이다. 하지만 앞으로 갈 길은 매우 멀지만 말이다. 좀 더 솔직히 이야기 한다면, 나 자신도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는 모르겠다. 뭐 흘러가는데로 사는게 좋은 건지도 모르겠고 말이다. 여기서 그냥 멈춰설지 아니면 뭔가 더 할지 말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무엇이 펼쳐질지 기대 반, 두려움 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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