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TDF 2nd week review

Posted by 상준
2013. 7. 15. 21:51 Pro Cycling 이야기

어느 덧 2013 Tour de France도 중반을 넘어 후반으로 넘어 가고 있습니다. 총 3주의 기간 중에 2주의 시간이 흘렀네요. 그럼 이번에는 두 번째 주에 있었던 일들을 그냥 개인의 생각과 시점을 가지고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2013 TDF의 첫 주가 끝 났을 때의 상태를 다시 회고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Froome은 강하다.

    Stage 9에서의 고립에도 불구하고 Froome은 상당히 놀라운 퍼포먼스를 보여주었습니다. 이걸 보고 TDF 기획자인 Christian Prudhomme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2013 TDF가 시작 전에는 World VS. Team Sky 일꺼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World VS. Froome 이라고 생각한다네요. 꽤 공감들 하시지 않나 합니다.

  • Loss in Sky team power

    지난 주에 Sky는 핵심 전력 중 하나 였던 Vasil Kiryienka를 잃었습니다. 그리고 Stage 9에서 펠로톤이 Sky의 리더였던 Froome을 홀로 고립 시킬 수 있는 것을 확인하고 남은 기간 동안 그점을 이용하여 공략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실제로 그 점을 공략했기도 하고요.

  • Strong Movistar in mountain stage

    지난 주 Stage 8에서는 철저하게 모든 팀이 Sky에게 당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지만, Stage 9에서 Sky를 가장 당혹 스럽게 만든 팀이 Movistar임을 생각할때, Movistar가 산악에서 약하지 않은 좋은 팀이라는 것을 잘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Quintana의 산악에서의 주행은 차기 러더로서의 자질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올해 화이트 져지는 차지할 수 있겠지만, 꾸준한 성적을 앞으로 내어 줄지는 몇 년 더 지켜 봐야겠죠. 하지만 확실한 거는 그의 클라이밍 폼이 상당히 부드럽고 효율적으로 보입니다. 앞으로의 성장이 기대되는 선수가 될 듯 합니다. 그러나 GC의 자격 요건 중에 하나인 TT 능력을 보았을때, 경쟁자들 대비 부족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속단하기에 이른 것이 그가 GC를 노리고 팀원들에 의해 보호 받거나 그런 것이 아니기에 ITT에서 제대로된 전력을 다했다고 보기도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좀 더 두고 봐야죠.

그럼 2013 TDF 2주차에 있었던 일 들을 Stage 별로 살펴 보기로 하겠습니다.

  • Stage 10

    일반 적인 평지 스프린터 스테이지였었습니다. 올해 뚜르 중에 얼마 남지 않은 평지 스프린트 스테이지였기 때문에 스프린터간에 싸움이 치열했었습니다.

    우승자는 Shimano-Argos의 Marcel Kittel이었습니다. Stage 1에서의 우승이 단지 행운으로 인해 얻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주는 스프린트 였었습니다. 그는 당당히 고릴라로 불리우는 Andre Greipel을 누르고 스프린트 우승을 거머 쥐었습니다.

    이 때 Marcel Kittel의 우승 자체도 주목 받는 일이었지만 그 보다 더 주목 받던 것은 Shimano-Argos의 리드 아웃 맨과 Mark Cavendish와의 충돌 문제였었습니다. 뭐 이건 서로 의견이 많이 엇 갈리는 문제이긴 합니다만, 고의성을 떠나서 개인적으로는 Cavendish의 잘못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잘못 했기 때문에 양자 모두에게 페널티를 주지 않고 마무리 하겠다는 심판장의 의견에 조금 반하기는 하지만, 제가 그런다고 뭐 결과는 달라지지 않습니다. ㅎㅎ (왠지 스타는 함부러 건드리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씁슬해요.)

    여하튼 이 문제는 한 동안 큰 이슈를 만들었습니다.

  • Stage 11

    2013 TDF에서 두 번째 TT stage 였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ITT(Individual Time Trial) 입니다. 예상 우승자는 ITT 월드 챔피언인 Tony Martin 이었습니다. 마지막 주자였던 Froome이 중간 체크 포인트를 지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대기실에서의 Tony Martin 표정은 괜찮았었습니다. 거의 낙관하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Froome의 중간 결과가 나오자 이내 그의 표정이 변했었습니다. 그의 예상을 깨고 1초가 더 빨랐기 때문입니다. 어찌 되었든 결과적으로 최종 12초 늦게 들어 오면서 Tony Martin의 스테이지 우승이 결정되긴 했었습니다. 거의 울뻔 했었죠. ㅎㅎ

    여기서 또 하나의 이슈가 제기 됩니다. 어떻게 Froome이 그런 말도 안되는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느냐입니다. 물론 그것을 설명하고자 하는 몇 가지를 이야기하면, Tony Martin은 Stage 1에서의 사고로 등에 찰과상을 입어서 TDF 첫 주 내내 똑바로 누어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금 거론되는 Froome의 FTP라면 Tony Martin에 대적하는 것이 그리 부족함이 크지는 않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지금 이야기 되는 FTP 수치가 420에서 440와트입니다. 이런 점을 고려할때, 어느 정도 상황이 설명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역시 또 나온 이야기는 바로 도핑 의혹입니다. 끝이 없는 이야기죠. 하지만 역시 심증만 있을뿐 증거는 없습니다.

  • Stage 12

    역시 또 하나의 스프린트 스테이지였었습니다. 이번에는 기적 같이 또 신성 Marcel Kittel이 우승했습니다. 그것도 이번에는 Cavendish가 보다 완벽한 리드아웃 트레인을 가지고 있었고 보다 앞서서 스프린트 했음에도 불구하고 Cavendish 바로 뒤에서 스프린트를 시작해서 추월하여 골인하는 놀라운 일을 만들었습니다. Cavendish도 이번에는 모든 것에 부족함이 없었기 때문에 Kittel의 능력을 칭찬하는 트윗을 날리기도 했었죠.

    또한 이로서 Marcel Kittel은 독일인으로서 한해의 TDF에서 최다 스테이지 우승 기록에 동률을 기록합니다.(한해 3개의 Stage 우승, 현재로서는 Jan Jullich와 Erik Zabel이 보유) 이 기록을 자신도 달성할지 못할지 아리송했었나 봅니다. 팀 동료(Koen de Kort)와 내기를 했었다고 하네요. 만약 그가 3승을 챙기면, 팀 동료가 삭발하기로 말이죠. ㅎㅎㅎ

    또 다른 이야기로 Stage 12에서 Sky 팀은 주력 디젤 엔진인 Edvald Boasson Hagen을 골 스프린트 근처에서 발생한 사고로 인해 잃게 됩니다. 사고로 인해 골절을 당했기 때문입니다. 이로서 Sky는 총 2명을 잃게 되어 7명만 남게 되었습니다. 점점 Sky의 팀 전력은 약해지게 됩니다.

  • Stage 13

    원래 Stage 13은 누구나 평범한 또 하나의 스프린트 스테이지가 될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뚜르는 그렇게 호락 호락 하지 않았습니다. 누군가 그랬죠. 레이스에서 선두에 서는 사람이 진리라고요. 펠로톤 뒤에서 안락하게 가려다가 된 통 당하게 됩니다. 바로 복병은 강력한 측풍이었습니다. 측풍이 불기 시작하자 Omega Pharma-QuickStep 팀은 기다렸다는 듯이 선두로 모여서 펠로톤을 끌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펠로톤을 찟어 버립니다. 찟어진 그룹에는 Kittel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자 따라 붙지 못하게 더 끌어 버립니다. 그 과정에서 원래 선두 그룹에 잘 붙어 있었지만, 장비 문제로 인해 멈춰 서야 했던 Alejandro Valverde가 다시 선두 그룹에 붙는 것에 실패해서 무려 10분을 종합 순위에서 잃는 실책을 범하게 됩니다. 이로서 Valverde는 GC에서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진짜 문제는 골라인까지 31km를 남겨 놓고였었습니다. Saxobank가 다시 한번 그룹 쪼개기에 들어 가고, 안타깝게도 Froome이 거기에 붙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Sky team이 전력으로 붙기 위해 노력을 했지만, 잃게 될 시간을 최소화 하는 것이 전부 였었습니다. 여기서 Contador는 1분 9초를 다시 찾아 오게 됩니다.

    이러한 막판 어택에 운 좋게 동승한 선수가 바로 Belkin의 Bauke Mollema와 Astana의 Jakob Fuglsang입니다. 그 둘은 크게 일을 하지 않고 Saxobank가 90% 이상의 일을 하는 동안 조용히 따라 가기만 하면서 어부지리로 이득을 얻었습니다. 물론 Cavendish도 따라 붙으면서 스테이지 우승을 얻었지만, 어디까지나 이 날의 그룹 쪼개기의 시작은 Omega Pharma-QuickStep 팀이 시작한거였기 때문에 그는 자격이 어찌 보면 충분하다고도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어부지리라고 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항상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선두에서 예의주시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그런게 뚜르이죠.

  • Stage 14

    이건 모두가 예상하는 브레이크 어웨이가 간만에 우승할 수 있는 스테이지였었습니다. 왜냐하면 바로 다음 날이 악명 높은 Mont Ventoux가 있는데다가 올해 TDF stage 중 가장 긴 stage이기 때문입니다. 펠로톤 전체가 무리하고 싶지 않았을 겁니다.

    역시나 우승은 여러명으로 구성 되었었던 Break Away 그룹에서 나왔고, 상황을 잘 판단하여 조바심 내지 않고 끝까지 기다렸다가 멋지게 롱 스프린트를 날렸던 Matteo Trentin(Omega Pharma-QuickStep) 선수가 차지 했었습니다. 로드 레이스가 재미 있는 이유 중에 하나는 ITT와 다르게 단지 강하고 기술적으로 뛰어난 선수가 우승하는 것이 아니라, 전략과 상황 판단력 그리고 운이 함께 따라 주었을때 상황이 역전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반전의 묘미 또한 로드 레이싱의 매력이 아닐까 합니다. ^^

  • Stage 15

    올해 TDF의 가장 하이라이트가 되는 스테이지 중에 하나인 Mont Ventoux가 있는 stage 입니다. 게다가 가장 최근에 다시 포함 되었던 2009년과는 다르게 코스의 길이가 올해 들어 가장 긴 스테이지입니다. 그리고 Stage 15가 벌어진 날은 Bastile Day(프랑스 혁명 기념일, 바스티유데이)입니다. 프랑스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은 스테이지이었죠. 실제로도 Sylvain Chavanel(Omega Pharma-QuickStep)은 Break away를 하기도 했고, 공격적인 라이딩으로 붉은 배번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Mont Ventoux가 왜 힘들고 어려운 산인지는 다른 곳에서 많이 지겹게 설명했으니 간단히 바람이 무서운 산이라는 것만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막아줄게 없습니다.)

    그리고 시합 진행을 살펴 보면, 재미난 것 중에 하나가 Break Away 그룹에 Peter Sagan이 포함되어 있었다는 겁니다. 아마도 포인트를 미리 쌓아 두기 위해서로 보입니다. 그가 더 이상 다른 스프린터들을 상대로 스테이지 우승은 어려울 듯 하고, 그렇다면, 중간 스프린트 포인트 누적으로 도망을 가겠다는 심산이 아닐까 합니다. 예전의 Thor Hushovd가 생각 나는 군요. Cavendish에게 Stage 우승은 못 빼았어 오니 대신 포인트를 야금 야금 누적하는 거죠. 재미난 거는 사람들은 포인트 져지를 누가 입었느냐 보다 그 해에 엄청난 인상을 준 다 승을 한 스프린터를 더 기억한다는 것입니다. 모르겠습니다. 10년 정도 지난 다음에는요. ㅎㅎ
    그리고 시합은 엄청나게 하이페이스로 이루어졌습니다. 첫 1시간 동안 48km/h에 육박하는 속도를 내고 그 다음 한 시간 동안은 51km/h를 넘기는 속도였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 시간도 40km/h를 넘기는 속도였었습니다. 가장 긴 스테이지 였었음에도 불구하고 펠로톤 전체가 긴장감을 늦추지 않은 상태였었습니다. 그리고 Mont Ventoux에 들어서자 몇몇이 어택을 하였습니다. 그 중에는 위험인물인 Quintana도 있었으나 바로 크게 반응 하지는 않았습니다. Sky에 주력 추격 선수가 2명이나 남아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추격이 시작되고 하나 둘 떨어져 나갔습니다. Evans도 Andy Schleck도 Valverde도 떨어지고 막판에는 Contador만 남았었습니다. 그러나 이내 Froome이 어택을 하자 아무도 붙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Froome은 Quintana에게 붙었고, 다시 어택을 날리고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그런데 전 시합을 보면서 그 생각을 헀습니다.
    왜? 저렇게 바람이 부는 곳에서 빠르게 어택을 날렸을까? 먼저 힐 클라임이라 하더라도 바람이 심하게 부는 곳에서의 Break Away는 자살 행위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건 시합이 끝나고 Twitter에 올라온 Greg Henderson 선수의 글에서 알 수 있었습니다. 바로 마지막 구간에 들어 서면서 부터 뒷 바람이었다고 합니다. 즉, Froome이 어택을 하는 시점 부근에서 이미 뒷 바람이었고, 그 상태에서는 어택을 하고 도망치는 쪽이 유리하게 되어있습니다.

    여하튼 그렇게 Mont Ventoux를 옐로우 져지를 입고 스테이지 우승을 하는 몇 안되는 선수로서 Froome은 그 이름을 올리게 됩니다.

그럼 2013 TDF의 두 번째 주를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 새로운 떠오르는 스타 스프린터 Marcel Kittel
  • Team Sky는 펠로톤을 통제하는데 부족한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목표한 산악 스테이지에서의 집중력에서는 아직 부족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 그리고 이로서 Froome의 선두 자리 확보는 굳건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미 2위와 4분이 넘게 차이가 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이제 내일로 나가온 다음 주를 예상해 본다면,

  • 알프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것도 랄프듀에즈를 2번 넘는 코스죠.(Stage 18)
  • 중간 정도의 산악을 두 번 통과하는 ITT가 하나 남았습니다. 여전히 Froome이 강세일 것으로 보이나 뚜껑은 열어봐야 아는 것이죠. 이유는 다운힐 테크닉이 꽤 필요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Froome의 다운힐 테크닉이 쥐약이 아니라는 것이 또 함정입니다.
  • 이제는 옐로우 져지를 노리는 싸움이 아니라 2위 자리를 노리는 싸움이 될 것입니다. 거기에 참가하는 선수는 Bauke Mollema(Belkin, 현재 2위), Alberto Contador(Saxobank, 현 3위), Roman Kreuziger(Saxobank 현 4위), Laurens Ten Dam(Belkin, 현 5위), Nairo Quintana(Movistar, 현 6위, ITT 기록이 관건이 될 것입니다. 알프스에서는 상당히 기대할만 하고요)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뚜껑은 열어봐야 아는 것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