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TDF 첫 주를 마감하며.....

Posted by 상준
2013. 7. 8. 14:35 Pro Cycling 이야기

원래 가능하다면 블로그에는 막 적는 글은 안 적으려고 하였지만, 원체 방문자가 없는 블로그다 보니 이런거라도 적어 봅니다. ㅋ

그래도 아마 사진도 없고 그냥 글 위주로 적을 것이기 때문에 방문자는 여전히 적을 것으로 생각되네요.


저작권 걸려 있는 사진 모여 있는 것 보고 싶다면, 다른 블로그 사이트를 찾으세요.

그 보다는 해외 cycling news를 다루는 사이트들을 방문하는 것이 더 좋겠죠.


그럼 일단 개인적인 2013년 100회를 맞이한 뚜르 드 프랑스를 본 소감과 생각을 적어 볼까 합니다.

일단 올해는 2008년 이후로 오래간만에 프롤로그 없이 로드 스테이지로 시작하는 뚜르가 되었습니다.

이게 뭘 의미 하냐면, 골 라인에서 보너스 시간 포인트가 없어진 이후로 스프린터가 옐로우 져지를 입을 수 있는 몇 안되는 찬스가 왔다는 것을 의미 합니다. 옐로우 져지가 가지는 의미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는 뚜르의 열기를 아는 분이라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그걸 하루라도 차지한다면, 쏟아지는 영광과 덤으로 각종 미디어를 통해 홍보되는 효과도 엄청나게 됩니다.


즉, 본격적으로 TTT가 있는 Stage4에 도달할때까지, 잘하면 스프린터가 옐로우 져지를 끝까지 방어할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보통 스프린트 스테이지에서는 시간은 그룹에서 동일한 시간이 되지만, 먼저 들어 오는 이에게 1등이라는 자리가 주어지며, 그와 함께 그 징표인 옐로우 져지가 주어지니까요. 그 때문에 이번 100회 뚜르에서는 Stage 1에서부터 3까지 절대로 Break Away를 용납하지 않는 무지막지한 레이스가 펼쳐집니다. 게다가 Stage 1에서는 Green Edge의 버스가 길을 잘 못 들어 골라인을 막는 사건 때문에 큰 파장을 일으켜서 펠로톤에 많은 혼란을 야기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많은 사고도 있었고요. 후에 이 사고로 인해 캐논데일의 Ted King은 Stage 4에서 cut off 당하게 됩니다.


어찌 되었든 그러한 상황으로 인해 Stage 1에서 3까지 옐로우 져지를 잠깐이라도 입어 보겠다고 서로 난리를 치게 되고, 이건 과도하게 펠로톤의 페이스를 올리는 결과를 만들게 됩니다. 더불어 그런 상황에서 GC를 가지고 있는 팀들은 GC를 보호 하겠다고 서로 선두로 나서면서 더욱 페이스를 올리는 꼴이 되었죠. 이건 선수들에게 상당한 스트레스가 되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Stage 4에서 많은 이들이 에상하였던 오메가 파마 퀵스텝의 기록을 깨고 호주의 오리카 그린 엣지 팀이 우승하게 됩니다. 그로 인해 Stage 4/5/6/7의 옐로우 져지는 오리카 그린 엣지 팀이 가져가게 되죠.


이쯤 되면서 각종 져지의 향방이 대충 결정 나게 되었습니다.


1. 그린 져지(포인트 져지)

피터 사간이 고른 스프린트 능력으로 인해 포인트 점수를 가장 많이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된 이유 중 하나가 다른 이들이 사고나 언덕에서의 페이스 고란으로 쳐지게 되었을때, 꾸준히 포인트를 누적했기 때문입니다. 각 스테이지별 스프린트 결과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Stage 1>

 1. Marcel Kittel(Ger) Team Argos-Shimano

<Stage 2>

2. Peter Sagan(Svk) Cannondale

<Stage 3>

2. Peter Sagan(Svk) Cannondale

<Stage 5>

1. Mark Cavendish(Gbr) Omega Pharma-Quick Step

3. Peter Sagan(Svk) Cannondale

4. Andre Greipel(Ger) Lotto Belisol

<Stage 6>

1. Andre Greipel(Ger) Lotto Belisol

2. Peter Sagan(Svk) Cannondale

3. Marcel Kittel(Ger) Team Argos-Shimano

4. Mark Cavendish(Gbr) Omega Pharma-Quick Step

<Stage 7>

1. Peter Sagan(Svk) Cannondale


왜 Peter Sagan이 가장 포인트 져지에 가까운 이유를 간단히 볼 수 있습니다. 포인트 져지는 그저 누가 Stage 우승을 많이 했느냐가 아니라 꾸준히 하느냐가 더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모습을 2009년 TDF에서 Thor hushovd가 이미 보여줬었죠.
뭐 이것이 올바르냐 아니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포인트 져지 자체를 차지 하는 방법은 꼭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 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2. Red Polka 져지(일명 땡땡이 져지)

현재 유로카의 피에르 롤랑 선수가 가장 앞서 있습니다. 개인적인 예상으로 종합 순위에서 이미 10분 정도가 밀려 있기 때문에 차라리 산악 져지를 유지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지 않을까 합니다.


3. 화이트 져지(영라이더 져지)

현재 이부분에서는 현재 2위에 랭크 되어 있는 Nairo Alexander Quintana Rojas(Col) Movistar Team 선수가 가장 유력한 듯 합니다. 현재 이 선수는 산악에서 놀라울 정도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올해 산악이 많은 것을 고려할때, 이 선수가 가장 유력하다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그럼 이야기 하지 않은 종합 순위에 가장 큰 영향을 줬던 Stage 8/9에 대하여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Stage 8은 피레네 산맥에 들어가는 초입의 코스로서 마운틴 탑 피니쉬 코스 였고, 보다 산악이 많아서 난이도가 높았던 코스는 Stage 9 였습니다.(1등급 산악 코스가 4개나 있었죠)

통상적으로 이런 조합에서는 Stage 8에서 GC 간에 서로의 몸 상태를 체크 및 견제하는 라이딩을 하고 본격적으로 괴롭히는 것은 Stage 9에서 이루어집니다. 이유는 Stage 9 이후에는 휴식일이기 때문에 무리를 하더라도 타격이 덜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Sky는 최근의 트랜드 답게 Stage 8에서 적극적인 플레이를 하여 펠로톤에 혼돈 상태로 만들고 옐로우 져지를 바로 차지하는 결과를 만들게 됩니다. 팀원들을 100% 적극 활용하는 방식인 Sky의 전형적인 고속 템포 트레인의 결과물이었습니다.

그 덕분에 많은 선수들이 실질적으로 GC 경쟁에서 상당히 밀려나는 타격을 받게 됩니다. 지금까지 펠로톤 안에서 낮은 파워만 쓰다가 갑자기 언덕에서 고속 페이스의 높은 파워를 발휘하려고 하니 잘 적응이 안되는 문제가 발생한 것도 한 몪 하였습니다.

Stage 8에서 Sky의 리더인 크리스 프룸이 너무 빨리 힐 클라임을 했기 때문에 도핑 이야기도 나오고 그랬지만, 도핑은 아닌 것으로 생각됩니다.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말이죠.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이러한 한 템포 빠른 작전의 전개는 사실 알베르토 콘타도르의 전매 특허였습니다. 지금까지 콘타도르가 두각을 나타내었던 뚜르의 경기를 살펴 보면 퀸 스테이지라고 지정한 스테이지 이전에 과감한 어택을 해서 시간을 벌어내고 그 다음 퀸 스테이지에서 우위의 입장에서 선두 그룹에 매달려 가는 형태의 레이스를 자주 펼쳤었죠. 이번에는 스카이가 그러한 형태를 따라 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한 가지 달라진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Stage 9에서 다른 팀들의 연합 공세였었습니다.


Stage 9 시작부터 초 하이 페이스로 달리면서 Sky의 팀원들이 모두 떨어져 나가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어제의 주역이었던 Peter Kennaugh는 숲풀로 낙차를 해버리면서 펠로톤에서 떨궈졌고, 어제 무리를 했는지, Richie Porte 역시 펠로톤과 떨어지면서 막대한 시간을 잃어 버리게 됩니다. Stage 8까지만 해도 꿈꾸었던 포디엄 1/2위를 Sky로 매꾸는 꿈은 날아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다른 팀들이 이를 갈았던 거죠. 한편으로는 이러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왜냐고요?
그들이 도핑하지 않았음을 나타내는 징표이기도 하니까요.(적어도 Sky의 도메스티끄들....)


싸이클링에서 일반적인 도핑 약물 및 방법들은 산소 공급을 늘려 주어서 보다 유산소 운동이 되도록 해주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건 다르게 이야기 해서 지치지 않는 몸을 만들어 주거나 회복이 엄청나게 빨리 되는 몸을 만들어 주는 방법입니다. 그런데 Stage 8의 힘든 라이딩 이후에 Stage 9에서 떨어져 나간다는 것은 정상적인 몸 상태라는 것을 보여 준다는 것을 의미 하기도 합니다. 물론 연기라면, 이건 또 다른 이야기가 됩니다. ㅎ


하지만 다른 경쟁팀들의 소망과는 다르게 Sky의 리더인 크리스 프룸은 무너지지 않고 고립되어 있는 자신의 상황에도 불구하고 선두 그룹과 함께 골인하게 됩니다. 중간에 모비스타의 퀸타나가 몇번 프룸을 시험하는 장면이 나왔는데, 프룸의 반응이 아주 나쁘지는 않은 것을 보고 이내 그냥 포기하게 됩니다. 잘 못하면, 모비스타의 리더인 발버데마저 위험에 빠드릴 수 있으니까요.


Stage 8의 어마 어마한 라이딩에도 불구하고 프룸의 몸 컨디션이 좋았던 것이 놀라워 보였습니다. 팀 동료들 대비 말이죠. 상당히 팀 동료들에 의해 보호를 받아왔다 하더라도 말이죠.



이제 다시 뚜르는 피레네를 빠져 나와 평지를 거치고 32.6km 짜리 ITT를 함으로서 또 다시 GC간의 시간차를 벌리게 될 겁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방뚜를 향해 달려 가게 됩니다. 그리고 다시 휴식일을 취하게 되죠. 다음 주의 승부처는 ITT와 다시 방뚜에서 나뉘게 될 것입니다.


ITT라는 측면에서 보면 현재 유력 GC 후보들인 크리스 프룸, 알레한드로 발버데, 콘타도르, 호아킴 로드리게스 중에는 프룸이 상당히 좋은 편에 속하기 때문에 오히려 프룸이 시간 차를 유리하게 가져갈 가능성이 높을 듯 합니다.


아마 다음 주 부터는 일반적인 뜨루 처럼 브레이크 어웨이가 좀 허용되지 않을까 합니다. 이미 시간차가 많이 벌어졌으니 체력 보존의 의미도 있고해서 추격이 첫째 주 처럼 과열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방뚜 전의 스테이지를 보더라도 브레이크 어웨이에게 충분히 승산이 있는 코스이기도 하고요.


자 그럼 내일 부터는 실제로는 어떻게 전개 될런지 방송을 보며 지켜 봐야 할 듯 합니다.


P.S. 요즘 더워서 잠도 잘 못 자는데, 더불어 뚜르 때문에 잠이 더 부족하네요. 힘들어요 ㅠㅠ